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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작
될까 말까 하던 새 해
어느 사이
까아만 밤, 하이얀 낮
오고 가길 수차례
무언가 시작하려
무엇은 끝내려 하였었는데
날은 지고 새고
나는 하다 말고
나무에 붙어있는 새들은
갈빛 잎사귀마냥 빛이 바래있고
구름에 얹혀진 바람은
뽀얀 살결마냥 숨을 내쉬고
거리를 휘젖고 다니는
정체모를 것 들만이
눈을 채우고
귀를 덮어버리는
새 해
새 아침이 따로 있을까마는
삶 속엔 늘
홀로 숨쉬고 있는 그 날의 난데없는 밝음
내쳐지지도 않은
상처투성이 삶에는
빨간 약만이
노오랗게 덧칠되어지는 구나
겨울, 그 알싸함을 그리며…
어느 짭짤했던 날
나무는 연녹빛 잎사귀 하나
눈 가로 가져오곤 그것도 잠시
이내 까만 눈동자로 푸른 빛을 쏘아낸다.
그러다 차가워진 빗줄기 맞으며
갈빛 잎사귀 한웅큼씩 떨구어낸다
바람에 실려 서서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그렇게
계절은 겨울로 접어든다.
입동을 눈 앞에 두고
올 해 그 입구로 향하는 길목엔
유난한 햇살이
노랗게 올라있다.
머리결로 스미는 빗방울의 흐트러짐이
가늘한 떨림으로 머리끝을 울려오고…
난 오늘
얇팍해진 달력장에서
새 그림을 본다
숫자의 나열을 본다
그렇게 시간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