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dbrio's websoil ]

봄비내린 대지처럼 촉촉한 '웹토양'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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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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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까 말까 하던 새 해
어느 사이
까아만 밤, 하이얀 낮
오고 가길 수차례

무언가 시작하려
무엇은 끝내려 하였었는데
날은 지고 새고
나는 하다 말고

나무에 붙어있는 새들은
갈빛 잎사귀마냥 빛이 바래있고
구름에 얹혀진 바람은
뽀얀 살결마냥 숨을 내쉬고

거리를 휘젖고 다니는
정체모를 것 들만이
눈을 채우고
귀를 덮어버리는

새 해
새 아침이 따로 있을까마는
삶 속엔 늘
홀로 숨쉬고 있는 그 날의 난데없는 밝음

내쳐지지도 않은
상처투성이 삶에는
빨간 약만이
노오랗게 덧칠되어지는 구나

Written by adbrio

January 20, 2012 at 5:5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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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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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ewhouse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아가는
저녁 나절 삶의 단면 중 하나는

술을 구할 돈이 아주 없는 것도
술을 구할 곳이 아주 드문 것도
아닌…

그 술을 차마 구했으되
그 술을 나눌 지인의 희박함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술로 취할 일의,
술로 열어젖힐 입의,
술로 채워져 마추질 잔의
빈궁함이 그 것이다.

술을 (섭)취 하고도
술을 여전히 마주보고 있는 정신은
얼마나 서글픈가!

Written by adbrio

June 11, 2010 at 10:36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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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바람,..그리고 우리의 살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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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한 자락의 바람으로도
무던해진 우리와는
아주 다르도록 깊게 감동한다.

온 몸을 추스르며 흥에 겨워
몸에 달려있는 모든 것들을
힘껏 흔들어대며
바람을 감사히 맞이한다.

바람으로 몸의 기운을 돌리고,
막혀있던 숨통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본연의 색을 밝히고, 깊숙이 감춘다.

흔들음으로인해존재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들은
바람으로 존재함을 알리고,
소통하고, 알아듣고,… 살아감을 나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여
바람이 가끔씩은 일어날 수 있게끔
조금씩, 아주 조금의 힘을 보태면서
숨을 돌리자.
숨통을 나누어 갖자.

Written by adbrio

May 11, 2010 at 6:43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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